제 1구역 중정中正 / 중산中山
11. 창더가 사건
- 여름밤의 연꽃, 오늘 만개하다
2·28화평기념공원(신공원)은 NCU Hospital Station 台大醫院站역 1번 출구로 나가면 공원이 바로 이어져있다.
사실 여기는 2012년 여름에 대만에 처음 갔을 때 씨티은행이 있던 역이라
출금을 위해 꽤 자주 들러 이미 공원을 한바퀴 둘러본 적이 있어 개인적으론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당시엔 2·28 추모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 자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이 책을 읽고 여기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고난 후에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 남겨본다.
책에는 이곳이 일제시대 때부터 대만의 난통즈(남성 게이)들이 배회 또는 모이는 곳이라는
여행 당시엔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가 있어서 더 흥미를 갖게 되었다.
1997년경 이곳에서 일어난 '창더가 사건'은 계엄 해제 후 10년이 지났지만
계속 되는 경찰의 권력 남용을 고발한 사건이었지만 당시의 '법치의 타이완'이란 사회 분위기 속
크게 파장을 불러오지는 못했다고 한다.
'창더가 사건'이란, 자정 이후 이곳을 배회하는 난통즈들을 아무런 근거 없이
강제로 연행하여 범인 식별용 사진까지 찍게 하는 행위는 인신의 자유를 유린하는 행위임에도 불구,
당대의 사회 분위기 속 조용히 묻혀버린 사건이다.
1960~70년 대만에서도 이촌향도 현상으로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이 크게 증가했고
이를 통해 대도시에서 일하게 된 동성애자들에게 기존의 속박으로 부터의 자유를 얻는다.
당시 도시에서 이러한 현상이 급속히 늘면서
주로 기차역 혹은 공원 등이 이주노동자들의 첫번째 정류장 역할을 하였고,
이런 장소는 기존의 중산계급 시민의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도시의 익명성 하에 다양한 사람을 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러한 역할을 했던 공원을 시정부 차원에서 공원 벽을 철거하고 넓게 시민 공간으로 바꾸려 시도하며
이러한 동지들을 몰아내려고 하자, '동지공간행동전선'이 탄생하여 공공 공간을 지켜내기 위해
여성, 남성 동지들이 힘을 합쳐 자선바자회, 무도회, 음악회 등의 활동을 기획했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무지개 연인 주간 활동'을 펼쳐 동전은 타이완 동지들을 불러모아,
해당 주간 동안매일 순서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 옷을 입게끔 했으나
정부가 신공원을 2·28화평기념공원으로 개명하고 담장 철거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이후 타이베이 퀴어 축제 동지공민운동 및 동지시위행진의 초석이 되어
이성애가 패권을 잡고 있는 공공 공간을 본인들만의 퍼포먼스를 통해 전복시키기도 했다는 의의가 있다.
2·28화평기념공원 二二八和平公園
< 대만에 살 언젠가를 위해 기록용으로 남겨두는 꼭 가볼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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