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영등포에서의 톰보이 시네마톡 이후로 또 오랜만에 참석하게 된 GV!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회사-집과의 거리도 딱 좋아서 퇴근 후에 시간에 맞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이이서도 더더욱 꼭! 가야겠다고 생각한 GV였다. 게다가 감독님, 배우님도 참여하신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가 되었다. 

 

 도착해서 받은 QR CODE 안내서! 여태 많은 시네마톡, 라이브톡, GV등에 참석했지만 오픈 카톡방에서 여러 참여자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답변 받는 형식은 처음 참여해봐서 신기하기도 하고, 수줍어서 참여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기념(?)으로 입장했다!

 

 <프랑스 여자 A French Woman, 2019>라는 영화는 김희정 감독님의 4번째 작품으로, 감독님의 이 영화를 구상하신 단계에서 부터 캐스팅 비화까지 영화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질문과 답변을 위주로 이어갔다. 이 영화를 구상하던 4년 전에는 여자 주인공을 30대 여자 배우로 해야하지 않겠느냐, 하는 시대 착오적이나 그 당시에 여성 중심의 서사가 이뤄지는 작품들의 객관적인 숫자도 지금보다 더 적었을 당시의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김호정 배우님을 캐스팅 했을 땐, 우선 <사랑을 찾아서>라는 연극에서 공연하는 배우님 모습을 보고 인상 깊었던 순간들과 '연극'을 하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에 캐스팅 했다고 한다.

 

 이에 배우님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이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주인공이 하는 생각들을 헤아리며 이 영화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표현하셨는데 그 기분은 무엇일까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본인은 본인에게 '대중성이 없는' 배우이기 때문에 캐스팅 된 것이 아니냐고 표현하셨지만, 감독님이 배우님에게 갖는 연기력에 대한 신뢰감과 자부심이 높다는 것이 나에게도 느껴졌기에 단순히 그러한 이유에서는 아닐 것 같았다.

 

 이에 동진 평론가님은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김호정 배우가 나온 <화장>이라는 영화에서의 극중 이름이 '나비'였고, 암환자의 투병 심리를 잘 그린 영화였기에 영화 장면에서 나온 환자 간병하는 이야기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겹치는 것을 보고 그러한 부분은 일부러 삽입한 건지에 대해 질문했으나, 감독님은 의도한 바는 아니었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쓰기 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고 하셨다. 영화 장면 장면에서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하며 궁금해하는 동진 평론가님이 오히려 신기했던 대목이었다.

 

 이 영화를 최초에 구상했을 때, 처음의 이미지는 감독님이 폴란드에서의 유학 생활 동안에 겪은, 그러한 이미지들을 떠올리셨다고 했다. 당시 깐느 드 레지던스라는 아카데미에 다닐 때 구상했으며, 당시 알고 지내던 독일에 계시던 한국 여성 화가분이 있었는데 베를린에서 만났고, 처음엔 차가운 느낌을 받았으나 후에 헤어질 때 전철이 들어오는데 거기서 본인을 확 껴안고 우셨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주시며, '외국에 사는 한국 여성'으로서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러나 '한국에 돌와와서 살 수는 없는' 그런 여성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셨다고 했다. 외국 유학에서의 경험이 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주인공 미라는, 예술가는 아니지만 예술가보다 더욱 더 고고한 기준을 가진 사람으로, 일상인으로 평범히 살아가지만 고고한 영혼을 가진 존재로 표현하고 싶었으며, 미라의 아버지가 생전에 하셨던 말씀처럼 선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고 하셨지만, 그 선 위를 아슬아슬히 걷는 듯한 주인공의 모습은 프랑스와 한국,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공간을 낯설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의 꿈 / 상상 / 현실 / 프랑스 / 한국... 등의 공간적, 시간적 배경들이 여기 저기서 튀어나오기도 하고 장르가 스릴러는 아닌데 스릴러처럼 느껴지는 장면들도 있으며, 그 안에 내재된 여러가지 의미들이 굉장히 의미심장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과연 미라는 어떻게 될까?하면서 그 뒤를 자연스레 상상해보게 되는 영화였다.

 

 미란-해란-성우 셋 사이에서의 관계와 미란-해란-영은 셋 사이의 관계. 그리고 미란-쥘-성우 이 셋의 관계. 미란을 둘러싼 모든 관계들이 미스테리하면서도 계속해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미란 본인이 '피해자'지만 한국에서는 본인이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상황들이 흥미로웠다. 한국-프랑스에서 정반대의 입장이 되어가는 주인공이 계속해서 과거의 상황들이 리와인드 되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영화라고나 할까. 

 

 코로나19 이후에 개봉을 하게 되어, 더더욱 감회가 새롭고 그 전에 봤을 때와 코로나19 사태가 있은 후의 본 영화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김희정 감독님의 말도 굉장히 와닿았던 좋은 영화였다. 

 

Posted by 디디_dd :